괴수를 위한 시간 +51~100

ON 연재 /50화

나는 그들을 위해 꿈이라는 자리를 내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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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부터 최신순

“놔요, 놔!” 리현의 서재 앞, 너른 공터에 모인 사람들 중 가장 크게 흥분한 사람은 이 서재 주인의 대리자, 신서아였다. 그녀는 감당 못 할 정도로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잔뜩 성질을 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보인 리현의 반쪽짜리 눈동자가, 반원의 그 눈알 두 짝이 저랑 마주치고 무너지는 세계 속으로 사라졌으니 그럴 만도 했다. 손으로 문을 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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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괴수를 위한 시간 +51~100

+99

곧 봐.

계승의 숲 옆에 생긴 커다란 저택은 사실 저택의 기능보단 서재의 기능을 했다. 리현의 실제 집은 자신의 무덤이었고. 그 무덤 옆에 만든 집은 가짜였음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만 이를 알아야 하는 이들을 위해 리현은 가짜 집을 세웠다. 그 김에 이리저리 대충 아공간에 던져뒀던 기억들을 모아 한 둘 정리해 넣어놓았다. “준비되셨습니까?” “그럼. 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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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1.08.22

괴수를 위한 시간 +51~100

+98

또 후회하더라도 말이지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 중 가장 번잡한 행성, 그것도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고 기술의 발전의 속도가 가장 빠르며 정치와 경제시장이 제일 잘 활성화 된 도시. 빌딩 숲으로 가득해야하는 이 도시의 바로 옆에는 광활한 나무숲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설과 헛소문에 의하면, 이 숲은 죽음의 숲이다. 어떤 생명체라도 들어갔다 오면 어딘가 바뀌어서 돌아온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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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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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리마일Remile

이것은 자신의 1인용 지옥이 틀림없었다. 그 어떤 비명도 답이 되지 않아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 비명은 주변에 사람이었던 이성을 잃은 자들이 대신해서 내주고 있었으니. 이름 몇 개를 가지고 있던 자는 이 모든 것이 의미가 없음을 알았다. 제 주변에 열린 셀 수도 없이 생겨난 열린 문들이 비명소리들을 극대화시켜주고 있었다. 한 사람의 과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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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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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에밀

에밀은 이것이 끝이라 생각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언제나 곁에 있을 것이며, 모든 이들이 더 이상 굶주리거나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 몸이라는 그릇이 더 이상 에너지를 갈구하지 않아도 되니 더 이상의 분쟁도 필요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이 만들어진 낙원에서 평생 평안히, 안식을 구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반려 옆에서 모든 일들을 다 잊고 이제 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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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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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최후의 도약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이들은 다 자랐고, 배우자인 오언의 이마의 주름이 한 둘 깊어지기 시작하는 시기까지. 모두가 장성하고, 모두가 노화하는 시기에 에밀은 여전했다. 뭐 출퇴근하는 연구소 위치만 달라졌지 온 시료들을 분석하고, 보고하고, 결합해보고 실패를 맛보는 일이 일상의 반복 속에 있었다. “중앙 연구소로 이직했다더니 생각보다 즐겁게 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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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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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세계의 의지를 지닌 자

카밀이 눈을 뜬 건 근처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온 때였다. 생명체는커녕 세계에는 움직일만한 에너지마저 없어 세계의 보호를 받던 자들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전부 다 얼어붙어 있어야만 했다. 그는 위화감 그 자체인 기척소리에 눈을 떴다. “미안, 길을 잘 몰라서. 다른 세계로 넘어온 거 같은데.” “당신은…….” 사막의 모래먼지 향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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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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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움직이지 않아도 몸과 고개는 어떤 방향을 향해 뻗어나가 있기 때문에

“우리 생명과학연구소 최고의 아웃풋 스미스 팀장님을 위해!” 이게 뭔 헛소리야. 에밀은 맥주잔을 높게 들어 올리면서 말도 안 된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추앙받을 필요야 뭐. 어찌됐건 저들이 남의 소식을 기뻐하는 순간이니 판을 깰 생각은 없었다. 천천히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고 안주를 입에 넣자 하니. 팀원 하나가 주섬주섬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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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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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Splint

이 우주를 대표하는 1호 생명공학연구소는 타 연구소와 비교 자체를 불쾌하듯이 그 놀라운 규모와 최첨단 설비를 자랑하고 있었다. 에밀은 안경 너머로 시설을 바라보며 신식 분석기와 에너지 활용을 극한으로 올린 건물을 보며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우리 연구소엔 아직 이 슬라이서 없는데.” “이젠 여기가 스미스 씨의 연구소입니다.” “아, 음. 아직 계약서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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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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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모든 망설임에서 일어난 자

뭐 귀족 피 섞인 노예도 아니고 남의 집에서 세간살이나 좀 거들던 ‘진짜 노예’가 황제 즉위식에 오르자마자 한 짓은 자신의 왕관을 부수는 일이었다. 황제는 인간이 만들었던 계급이라는 개념을 다시는 이 생명의 띠 안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저 멀리 날려 보냈다. “경이 아저씨는 여기 맨날 오시네요. 볼 것도 없는데.” “아해여. 너는 왜 나를 경卿이라 부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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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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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힘

“젊은이. 뭐 하는감?” “아. 어르신. 저는 주립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왔고요.” “아하. 요즘 그, 접종 여부 확인한다며?” “네, 맞아요.” 잘 아시네요. 에밀은 면봉을 들며 자신의 앞에 선 인간의 입 안을 살살 긁었다. 샘플을 채취해 멸균 백에 집어넣곤 우주 공통어로 그들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 문득 발음과 문자가 맞지 않는다. 생각이 들면 고개를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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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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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人間

그런 이야기다. 목숨이 중요치 않은 이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세계는 다시금 고지능 생명체들의 번영을 가져왔지만 그건 인간의 몫이 아니었다. 지난 세계의 멸망에서 인간의 몸은 너무나 약해 기워지지 못했고. 태초 세계를 만들던 리현의 힘과 지금 리현의 힘이 달랐기 때문에 그나마 살아남은 고지능 생명체들은 인간들의 시선을 피해 살던, 구전을 통해 오르내리던 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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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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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for + (+100)

보편의 객체

+99

곧 봐.

+98

또 후회하더라도 말이지만…….

+97

리마일Remile

+96

에밀

+95

최후의 도약

+94

세계의 의지를 지닌 자

+93

움직이지 않아도 몸과 고개는 어떤 방향을 향해 뻗어나가 있기 때문에

+92

Splint

+91

모든 망설임에서 일어난 자

+90

힘

+89

人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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